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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 01

[오피니언][사랑한대] 정민 교수, 우리가 독서를 해야하는 이유

독서의 이유 독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삶의 통찰력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밑거름이었다. 그리고 인터넷과 AI로 대변되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그러하다. ‘독서의 힘으로 현실을 꿰뚫다!’를 연간 테마로, 책과 독서에 관한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한다. 그 첫 번째는 우리가 독서를 해야 하는 이유다. 내 마음속의 태평성대 정보는 홍수처럼 밀려들고, 잠깐만 한눈을 팔아도 대열에서 낙오해 엉뚱한데 와 있을 것만 같다. 나날은 방향 없이 등 떠밀려 떠내려간다. 여기가 어딘지, 어디로 가는지, 왜 가는지는 알 수 없고 알고 싶지도 않다. 나날은 점점 더 불안해지고, 일상은 아슬아슬한 곡예다. 바빠도 정신줄까지 놓으면 안 되는데, 마음에 중심이 사라지자, 몸의 종이 되어 허둥지둥 허겁지겁의 연속이다. 바빠 죽겠는데 바쁜 이유를 모르겠다. 늘 불안을 달고 산다. 답은 책 속에 다 들어 있건만, 책을 멀리하고, 생각을 거부하면서 생긴 폐해다. 고려 때 이곡(李穀, 1298~1351)이 지은 「남을 대신하여 중시 사예에게 답하다(代書答仲始司藝)」란 시다. 화와 복은 언제나 마주 보는 법 禍福常相對 은혜 원수 둘 다 모두 잊어야 하리. 恩讎要兩忘 남촌에서 책을 읽던 바로 그곳이 南村讀書處 다름 아닌 희황(羲黃)의 시절이었네. 便是一羲黃 4구의 희황(羲黃)은 고대의 이상적 제왕인 복희(伏羲)와 황제(黃帝)다. 이상적인 태평 시대의 뜻으로 쓴다. 지금 하는 이 일이 내게 복이 될지 화가 될지 가늠 못 할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어제의 원수가 오늘은 은인이 되고, 오늘의 은인은 내일 다시 원수로 돌아선다. 여기에는 원칙도 기준도 없고, 단지 이익과 손해의 잣대만 있을 뿐이다. 시인은 말한다. “벗이여! 어떤가? 우리 예전 남촌의 서당에서 코흘리개로 책 읽던 그때는 이런 생각 없었지. 서로 안 지려고 목청을 높이고, 하나라도 더 외우려고 밤잠 아껴가며 책 읽던 그때를 기억하는가? 내 마음속의 태평성대는 그때밖에는 없었던 듯하이. 그만 털어버리세. 책 읽던 그때의 그 시간과 공간 속으로 돌아가 보세나.” 중시(仲始) 김대경(金臺卿)과 시인의 벗은 함께 글을 읽은 동무였는데, 이해가 엇갈려 서로 간에 문제가 생겼던 모양이다. 둘 사이에 화해를 붙이려고 친구의 입장에서 대신 써준 시다. 둘은 이 시를 통해 화해할 수 있었을까? 소원해진 두 벗을 다시 묶어주는 것은 독서의 시간이다. 그것은 화복도 없고 은원(恩怨)도 없는 순수한 결정(結晶)의 시간이다. 책은 왜 읽는가? 허균(許筠, 1569~1618)의 『한정록(閒情錄)』에 「정업(靜業)」의 항목이 있다. 정업, 즉 고요히 하는 사업이란 바로 독서를 말한다. 책에 실린 독서에 관한 격언 몇 항목을 소개하겠다. “책으로 이 마음을 붙든다. 한때라도 내려놓으면 한때의 덕성이 해이해진다. 책을 읽으면 이 마음이 항상 있지만, 책을 읽지 않으면 끝내 바른 이치를 보고도 그것이 보이지 않는다.(書以維持此心. 一時放下, 則一時德性有懈. 讀書則此心常在, 不讀書則終 看義理不見.)” 송나라 때 학자 장횡거(張橫渠)의 말이다. 내게서 내 마음이 달아나지 않도록 붙들어 매주는 것은 책이다. 책과 함께 할 때, 나는 나의 주인으로 살고, 책을 손에서 놓는 순간 나는 바른길을 보고도 그것을 보지 못하는 허깨비 인생이 되고 만다. 다음은 안지추( 之推)가 『안씨가훈(顔氏家訓)』에서 한 말이다. “많은 재물을 쌓아두 는 것이 얕은 기술을 몸에 지니는 것만 못하다. 기술 중에 배우기는 쉽지만 아주 소중한 것으로 독서만 한 것이 없다. 세상 사람은 어진이든 어리석은 이든 모두 아는 사람이 많고 경험한 일이 폭넓어지고 싶어 한다. 그렇지만 책을 읽으려 들지는 않는다. 이것은 배부르기를 구하면서 밥 짓기를 게을리하고, 따뜻해지려 하면서 옷 만들기에 나태한 것과 같다. (積財千萬, 不如薄伎在身. 伎之易習, 而可貴者, 莫如讀書. 世人不問賢愚, 皆欲識人之多, 見事之廣, 而不肯讀書, 是猶求飽而懶營饌, 欲煖而惰裁衣也.)” 쌓아둔 재물은 쓰기 바쁘지만, 독서의 습관은 재물만이 아니라 모든 것을 만들어낸다. 많은 사람을 만나 인맥을 만들고 싶은가? 세상 끝까지 가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은가? 직접 가지 않아도 책 속에 사람이 있고, 책 속에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가 있다. 꿈만 꾸고 행동에 옮기려고 들지는 않으니, 쌓아둔 재물이 다 축이 나도록, 일상의 허기와 추위가 가시지를 않는다. 안지추는 이런 말도 했다. “독서가 설령 큰 성취를 줄 수 없다 해도 오히려 한 가지 기예로 이를 얻어 자신의 밑천으로 삼을 만하다. 부형(父兄)은 언제까지 기댈 수 없고, 고향과 나라도 나를 항상 지켜줄 수가 없다. 하루아침에 이리저리 떠돌게 되어 아무도 도와주지 않을 때는 마땅히 자신에게서 직접 구해야 한다. (讀書縱不能大成就, 猶爲一藝, 得以自資. 父兄不可常依, 鄕國不可常保. 一旦流離, 無人庇蔭, 當自救諸身耳.)” 도움의 손길이 끊어진 자리, 내 스스로 대답을 찾아야 할 때, 나의 든든한 밑천이 되어줄 것은 독서의 힘밖에 없다는 얘기다. 책은 어떻게 읽을까? 1년에 몇백 권을 읽겠다는 목표를 세워, 목표만을 위해 달려가는 독서는 재앙에 가깝다. 충족되는 것은 나는 책을 읽고 있다는 자기만족뿐, 내면에 고이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설선(薛瑄)이 말했다. “독서는 차분히 고요하게, 느긋하고 천천히, 꼼꼼하고 자세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만 마음이 책 속으로 들어가서 묘미를 얻을 수가 있다. 만약 조급하고 어지럽게, 편협하고 바쁘게 건성으로 대략 읽는다면, 이른바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으며, 음식을 먹어도 그 맛을 알지 못하는 지경이 되고 만다. 어찌 족히 그 묘미를 얻을 수 있겠는가? (讀書惟寧靜寬徐縝密, 則心入其中, 而可得其妙. 若躁擾急, 略以求之, 所謂視而不見, 聽而不聞, 食而不知其味者也. 焉足以得其妙乎.)” 바빠 죽겠는데 어떻게 차분하고 고요해지며, 느긋하고 천천히 읽을 시간이 있느냐고 말하면 피차에 답답하다. 마음이 깃들면 복잡한 전철 속도 태고의 적막과 같고, 마음이 달아나면 심심산중도 저잣거리와 한가지다. 소동파는 젊은 청년 왕랑(王)에게 건넨 편지에서 독서의 방법을 이렇게 설명했다. “젊어서 배우는 사람은 한 권의 책을 여러 차례 읽어야 한다. 바다에 들어가면 온갖 물건이 다 있지만 사람의 정력으로 능히 다 가져올 수가 없어, 그저 갖고 싶은 것만 얻고 마는 것과 같다. 그래서 배우기를 원하는 사람은 매번 한 가지 뜻을 가지고 구해야만 한다. 고금의 흥망치란이나 성현(聖賢)의 작용을 구하려면, 단지 이 뜻만 가지고 구해야지 다른 마음을 먹어서는 안 된다. 어떤 일의 정보나 문물에 대해 알고 싶으면 또한 이렇게 한다. 배움이 이루어지면 팔면에서 적을 받더라도 그저 섭렵만 한 사람과는 한 몫에 얘기할 수가 없다.(少年爲學者, 每一書皆作數次讀. 當如入海, 百貨皆有. 人之精力, 不能盡取. 但得其所欲求者耳. 故願學者, 每次作一意求之. 如欲求古今興亡治亂聖賢作用, 且只作此意求之, 勿生餘念. 求事迹文物之類, 亦如之. 若學成, 八面受敵, 與涉獵者, 不可同日而語.)” 몰입해서 집중하는 독서의 위력을 말했다. 1년에 몇백 권을 읽어 치운 것은 자랑이 아니다. 차곡차곡 쌓여서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독서의 힘이 내면에 쌓일 때, 팔면에서 날아드는 적의 공격에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가 있다. 명창정궤(明窓淨)! 볕 잘 드는 창 아래 정갈한 책상 앞에서 책을 펴고 태고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 보자! 글 정민 교수(국어국문학과) 정민 교수는? 정민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다산 정약용 연구의 권위자이자 새로운 시각으로 고전 속의 지혜를 전하는 지식인이다. 혜안을 넓히는 독서와 글쓰기에 관한 강연과 저서 활동도 펼치고 있다. 본 내용은 한양대 소식지 '사랑한대'의 2020년 봄호(통권 제253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 사랑한대 2020년 봄호(통권 제253호) 보러가기

2020-03 01

[오피니언][사랑한대] 건강인사이트, 코로나19로 보는 감염병 전파와 예방

최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으로 불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모두가 불안하고 힘든 일상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는 지난해 12월 발생한 중국 우한 지역 폐렴의 원인 바이러스다.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의심환자와 확진자가 발생해 사회적으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19의 전파 특성과 함께 감염병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코로나19의 전파 특성은?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전파력은 실제 전파력이 비슷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스’보다 높지 않다. 감염자 1인당 평균적으로 전염시킬 수 있는 인원수를 의미하는 R0값의 경우 사스가 3 내외지만, 코로나19는 2.2 내외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감염증을 조기에 인지할 수 있는 증상 발현 이전부터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때문에, 실제로 바이러스 전파 방지를 위한 효율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있다. 정확한 전파 경로에 대해서는 더 연구가 필요하지만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비말(침방울)로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기를 통해 전파된다고 착각하기 쉬운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공기 전파 감염증의 경우 바이러스 입자가 작아서 공기 중에 부유하며 상대적으로 먼 위치의 사람까지 감염시킬 수 있다. 반면 비말 감염증의 경우 바이러스 입자가 상대적으로 커서 멀리 날아가지 못하고 주변에 툭툭 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환자가 세게 기침을 해도 2m 이상 날아가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 이상의 거리에서는 감염증 발생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볼 수 있다. 대변에서 바이러스가 확인됐다는 연구가 발표돼 분변을 통한 전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데 실제로 이를 통한 전파가 일어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코로나19의 잠복기는? 현재까지 알려진 자료에 의하면 코로나19의 잠복기는 최소 2일에서 최대 14일, 평균 약 5.2일로 추정할 수 있다. 노출된 바이러스의 양이 많고 노출된 시간이 길수록 실제 감염증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동일한 공간에 있는 사람 중 일부는 실제 감염으로 이어지지만 나머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도 관찰된다. 코로나19를 포함한 바이러스는 세포 안에서 살지 않을 경우 사멸하게 되는데, 건조한 무생물 표면에서는 3일까지 살아있을 수 있다고 한다. 다행히 열과 소독약제에 약하다는 특성이 있어 적절한 소독 절차에 따라 소독한 경우라면 전파력이 없다. 따라서 확진자가 다녀간 장소라도 적절한 소독이 이루어졌다면 해당 장소에 방문해도 감염될 위험이 없다. 중국에서 발송된 택배나 중국에서 제조된 김치를 기피하기도 하는데, 택배 상자를 포장하는 과정이나 김치 제조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유입됐더라도 제조 및 운송에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 안에서 바이러스가 생존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따라서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반려동물을 통한 전파 가능성 부분은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이론적으로는 동물마다 호흡기에 존재하는 바이러스 수용체가 다르기 때문에 사람에 감염을 일으킨다고 해도 반려동물에 감염을 일으킬 확률은 높지 않다. 코로나19 전파 방지를 위해서는? 코로나19는 새로운 감염병이기 때문에 환자를 분류하는 기준이 혼란스럽고 어렵다. 게다가 유행이 커지고 장기화되는 만큼 질병관리본부 등 국가 당국이 100% 완벽하게 대응하는 것에도 분명 한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국민 개개인이 예방지침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국내에서는 중국 방문과 확진자 직접 접촉을 감염 위험 노출자로 간주하고 있다. 이에 해당하는 사람으로 감염 위험 노출 시점부터 2주 이내에 37.5도 이상의 발열이나 기침, 호흡 곤란 등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면, 절대 외출하지 말고 질병관리본부 콜센터인 1339로 연락하여 추가 조치에 대한 안내를 받아야 한다. 방역 당국이 공개한 확진자 이동경로를 보고 본인이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가까이 있었다고 판단되면 즉시 신고하고 당국의 안내를 받는 것이 좋다. 단, 현재 많은 문의전화로 콜센터 업무의 과부하가 있는 만큼 너무 무분별한 신고는 분명 자제해야겠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침 예절과 손 위생 관리가 중요하다. 알려진 감염 위험에 노출이 없다고 할지라도 가급적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 방문하는 것은 삼가고, 부득이하게 외출할 경우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또한, 의료기관 방문이 필요한 경우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하며 의료진에게 사전에 해외여행력과 접촉력을 알려야 한다. 마스크가 없으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꼭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려야 한다. 오염된 손으로 코나 입을 닦을 때 바이러스가 몸 안에 침투할 수 있기 때문에 외출 전후로는 반드시 비누나 알코올 젤을 이용하여 손을 닦는 등 철저하게 손 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 ※ 이 글은 2월 13일을 기준으로 작성된 원고입니다. 글 김봉영 교수(한양대학교병원 감염내과) | 일러스트 허예리 본 내용은 한양대 소식지 '사랑한대'의 2020년 봄호(통권 제253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 사랑한대 2020년 봄호(통권 제253호) 보러가기

2020-03 01

[오피니언][사랑한대] 담장 없는 에세이, 누리고자 하는 만큼 누리는 대학 생활

누리고자 하는 만큼 누리는 대학 생활 대한민국 청소년이라면 끊임없이 듣는 말들이 있다. ‘대학에 가야 한다’, ‘대학 가면 하고 싶은 것 다 할 수 있어’, ‘대학 가면 살 빠져’ 등 여러 버전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런 말들을 수없이 들으면서도 나는 정작 ‘왜’ 대학에 가야 하는지를 고민하지 않았다. 그저 이 지긋지긋한 수험생활의 끝이 대학 입학이라는 생각만 하고 살았다. 그렇게 나는 한양대학교 ERICA캠퍼스에 입학했다. 과연 나는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을 다 하고 살았을까? 인생의 분기점 그리고 나를 찾는 시기 대학 입학 후 나는 대학에서 누릴 수 있는 것은 다 누리려고 노력했다. 기숙사 생활, 자취, 휴학, 대외활동, 교환학생, CC, 인턴십 프로그램 등 모두 다 말이다. 그 과정은 내게 완전히 새로운 세계였다. 처음 만난 룸메이트, 고등학교 선생님들과 달리 어려워 보이는 교수님들, 한 살 밖에 차이 나지 않지만 어른처럼 느껴지는 선배들, 각양 각지에서 모인 동기들까지. 나는 한양대라는 한 사회에 입성한 것이다. 고등학교 때와 비교해 내가 선택하고 경험할 수 있는 폭이 매우 넓어졌다. 그러던 중에 중국으로 교환학생을 갔던 선배가 내게 교환학생 제도를 추천했다. 한양대와 교류하는 대학은 아시아·미국·중 남미·유럽국가 등 세계 곳곳에 매우 많다. 자격요건만 갖춘다면 내가 가고 싶은 나라에서 유학을 할 수 있다. 그중 어렸을 때부터 막연한 동경을 갖고, 꼭 한번 살아보고 싶었던 네덜란드로 교환학생을 가게 되었다. 네덜란드에서 보낸 6개월은 나에게 세상을 보는 시각을 넓혀준 인생의 분기점이었다. 낯선 타지에서 생활하며 0부터 100까지 내 손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했다. 기본적인 의식주 해결부터 집 계약, 자전거 사고 시 보험 처리 등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곳에서 나의 삶을 꾸려나갔다. 외국인 룸메이트를 비롯해 우리나라와 전혀 다른 생활 방식으로 살아가는 이들 사이에서 적응해야 했다. 생각지도 못한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부닥칠 때도 스스로 타개해야 했다. 많은 고난이 있었지만, 그 사이에서도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밥을 먹고, 파티를 즐기고, 여행을 다니며 즐겁게 생활했다. 이때 알게 된 소중한 친구들과는 지금까지도 연락을 하고 있다. 이처럼 교환학생 제도를 통해 해외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내 소망을 이룰 수 있었다. 또한, 세상을 향한 더 넓은 견문을 가지고, 자립심을 기르게 되었다. 동시에 내가 아직도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후에는 취업 준비 전 내가 관심 있던 마케팅 분야의 실무를 경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막연한 흥미만 가지고 있어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르는 분야를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또 다른 선배의 추천으로 현장실습 제도를 알게 되었다. 학연산 클러스터 체계가 매우 잘 돼 있는 우리 학교는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을 포함하여 다양한 기업과 직군을 다루는 현장실습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나는 의·약학 연구개발 기업의 전략기획 부서에서 6개월간 마케팅 실무를 담당하며 사회생활을 체험했다. 책에서만 보았던 마케팅을 실제로 경험하면서 내가 알던 것을 적용하고 확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첫 사회생활이라 걱정이 많았지만, 최종 평가에서 업무 이해도와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와 함께 정직원 입사 제의를 받는 뿌듯한 경험을 했다. 생각했던 것들을 이루게 해주는 곳 결국, 글 서두에 던졌던 질문의 답은 ‘그렇다’이다. 한양대에서 보낸 5년 동안 내가 받은 것들은 무수히 많다. 교환학생·현장실습을 경험하며 나의 부족한 부분들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것을 채우려 더 열심히 공부했다. 한양대에서 제공한 기회를 통해 얻은 값진 경험들이 나를 한층 더 성장시킨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한양대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이 있다. 매 수업 열정을 다해 가르침을 주시는 교수님들, 각자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 여러 가지 고민에 소중한 조언을 주어 나를 이끌어준 선배들과 잊지 못할 대학 생활을 만들어준 동기들까지. 이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으리라 생각한다. 남들과 차별화되는 방법은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이다. 우리 학교는 특히나 이런 경험을 누릴 기회를 많이 제공하고 있다. 체계적인 교환학생 제도, 다양한 기업들과 연계해 실무를 체험할 수 있는 현장실습 제도 등 이 글에서 열거한 것들 이외에도 우리 자신을 성장시킬 기회가 많다. 졸업을 앞두고, 또 다른 시작이 나를 기다리고 있지만, 지난날의 경험들은 내게 앞으로도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주었다. 이번에 입학할 신입생들뿐만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우리 대학에서 제공하는 많은 것을 누리며 대학 생활을 즐겼으면 좋겠다. 또한, 이곳 한양대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것들을 마음껏 이루고, 이를 토대로 자신을 완성하는 시기를 가지기를 소망한다. 글 임하은 학생(경제학부 15) 한양인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한양대학교 학부생 및 대학원 재학생과 학부모, 동문, 교직원 등 한양인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시, 에세이, 여행기, 감상문 등을 이름, 소속, 연락처와 함께 보내주세요. 작품 및 사연이 선정된 분께는 소정의 선물을 보내드립니다. 주제 제한 없음 | 분량 원고지 12매 이내 | 마감 5월 10일 접수 한양대 미디어전략센터 <사랑한대> 담당자 newsh@hanyang.ac.kr ※ <사랑한대>를 우편으로 받아보시는 독자는 주소 변경 시 아래로 연락 바랍니다. 구독 및 주소 변경 [온라인] http://hyu.ac/love [전화] 070-7711-9933 본 내용은 한양대 소식지 '사랑한대'의 2020년 봄호(통권 제253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 사랑한대 2020년 봄호(통권 제253호) 보러가기

2020-01 02

[오피니언][사랑한대] 빙판길 겨울철 빈번한 '낙상사고' 주의

빙판길 꽈당! 겨울철 빈번한 '낙상사고' 주의 겨울철에는 근육이 경직돼 반사적 대응이 떨어져 쉽게 넘어지거나, 길이 얼어붙어 자칫 미끌어질 수 있다. 낙상 사고시 비교적 가벼운 타박상이 대부분이지만, 뼈가 약한 중장년이나 노인의 경우에는 골절이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척추나 고관절(엉덩이뼈)을 다치면 혼자 걷지도 못하고 일상생활에도 큰 불편을 겪게 된다. 골절이 심각한 경우에는 여러 합병증을 유발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겨울철의 복병, 낙상사고의 예방법 및 치료법 등을 알아보자. 어느 부위에 잘 생기나요? 낙상사고로 인한 주요 골절 부위는 손목, 척추, 엉덩이다. 손목과 척추는 골절이 되더라도 증상이 없이 지내거나 수술을 받지 않아도 치유되는 경우가 많으나, 고관절의 경우 이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보인다. 엉덩방아를 찧으면 처음에는 통증이 심하지 않고, 부기가 적어서 이상 여부를 잘 느끼지 못한다. 특히 노인들은 평소 활동력이 별로 없거나 치매 같은 신경계 질환을 가진 경우도 있어 초기에는 잘 모르고 있다가 시간이 지체된 후에야 골절을 발견하기도 한다. 고관절 골절은 대퇴골의 목 부분(경부)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처음에는 단순히 금만 간 경우라도 시간이 지나면 완전히 분리되는 형태로 진행된다. 어떻게 치료하나요? 고관절 골절이 발생할 경우 수술이 필요하다. 고관절은 보행 시 체중의 약 3배의 충격을 받는 부위라 골절을 잘 맞춰 놓아도 쉽게 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해부학적 구조상 뼈로 가는 혈액의 공급이 골절로 인해 차단되고, 뼈가 영양 공급을 받지 못해 골절 부위가 붙지 않거나 괴사할 수 있어 대부분은 수술을 시행한다. 수술은 크게 환자 본인의 뼈를 붙이는 방법과 인공 관절로 대치하는 방법이 있다. 먼저 본인의 뼈를 붙이는 수술은 환자 자신의 뼈를 이용해 골절을 맞추고 붙이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데 유리하나, 골절이 붙을 때까지 장기간 안정을 취해야 하고, 붙지 않으면 재수술을 할 수도 있는 단점이 있다. 인공 관절로 대치하는 수술은 재수술의 위험성이 낮고 조기에 보행을 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수술이 광범위하고 출혈이 많은 단점이 있다.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넘어지지 않는 것 외에 골절을 예방하기 위한 묘책은 없다. 그러나 골절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이다. 골다공증 환자라면 뼈의 강도가 낮아서 단순 낙상에 의해서도 골절을 입을 위험이 더욱 크다. 이러한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골다공증을 진단받는 것이 중요하다. 병원에서 고관절 골절로 수술받는 환자의 대부분이 골다공증 검사를 해본 적이 없으며, 골절 이후에야 비로소 본인의 골다공증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자신의 골다공증 여부를 미리 진단받고, 만약 그렇다면 적절한 약물치료로 골다공증을 치료해야 한다. 또한 평소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도 골절 예방에 도움이 된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근육의 양은 감소하고, 반사신경과 같은 운동신경도 둔화한다. 이로 인해 추운 날씨에 움츠린 상태에서 걷다가 넘어지면 적절한 보호 동작 없이 고관절 부위로 넘어져 골절이 발생한다. 적절한 운동법으로는 빠르게 걷기, 조깅, 층계 오르내리기가 있다. 평소 1시간씩 일주일에 3회 이상 이 같은 운동을 함으로써 근육의 힘과 뼈의 강도를 높일 수 있어 골절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결론적으로 겨울철 골절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눈이 온 날에는 외출은 되도록 삼가되, 외출해야 한다면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하고, 장갑이나 목도리를 착용해 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움츠리고 걷지 않도록 한다. 아울러 평소 꾸준한 운동과 골다공증에 대한 관심과 치료로 겨울철 골절을 예방할 수 있다. 글. 김이석 교수(한양대학교병원 정형외과) 본 내용은 한양대 소식지 '사랑한대'의 2020년 1,2월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 사랑한대 2020년 1,2월호 보러가기

2020-01 02

[오피니언][사랑한대] 사회 변화를 위한 교육적 상상력

“교육이 사회변혁을 위한 궁극적인 수단은 아니지만, 교육이 없으면 사회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없음은 사실입니다.” <프레이리의 교사론> 중에서 교육을 통한 사회적 변화는 어디까지 가능할까? 가르치는 일은 학생들과의 개인적인 상호작용으로, 한 아이가 자라고 성장하는 것을 곁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교사에게는 큰 보상이 된다. 수많은 업무 가운데에서도 학생들과의 크고 작은 소통과 교감을 통해 가르치는 일을 지속할 수 있는 영감과 힘을 얻는다. 하지만 학생들의 자라나는 모습 안에서 사회적인 변화까지 그려보기란 쉽지 않다. 교육을 통한 사회적 변화는 어디까지 가능한 것일까? 한 학생을 가르치는 일에서 기대할 수 있는 사 회 변화는 어떤 모습일까? 2019년 한양미술+디자인교육센터(Hanyang Education in Art & Design, HEAD Lab)에서 진행한 교육사업들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나름대로의 답을 찾는 과정이었다.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진행한 저소득층 미술영재교육 사업과 발달장애 청소년 미술교육 사업을 통해 결핍의 관점이 아닌 차이 그리고 이로 인한 특별함으로 학습자의 다양성을 존중할 수 있는 교육적 방법을 찾고자 했다. 〈들꽃, 드디어 꽃이 되다〉, 〈온 세상이 나를 바라볼 때〉라는 수료 전시의 제목은 이런 프로그램의 성격을 잘 보여줬다. 참여한 초중등 학생들이 사회적 기준에 따라 저소득층 혹은 발 달장애 학생으로 분류될 수는 있겠지만, 전시된 작품을 자세히 바라보면 소외 집단이 아닌 한 명, 한 명 저마다의 주체적인 목소리로 세상을 이야기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각자의 출발점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키울 수 있도록 사회적 규준과 일반화된 잣대에서 벗어난 학생들은 종종 출발점에서, 교육 과정에서, 혹은 교육 결과에서 불평등을 경험한다. 공정함과 합리주의를 내세운 교육 체제가 공평성(equity) 보다는 균등함(equality)을 확보하는 데 머물고 말기 때문이다. 자신의 모습 그대로 인정받는 것, 그리고 각자의 출발점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개발할 충분한 기회를 제공받는 것은 우리 아이들이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표준화된 시험을 통해 같은 기준으로 평가받고, 그 결과가 학생들의 전부가 되어버리는 사회 안에서라면 차이는 극복하기 어려운 장애이자 한계가 된다. 모든 학생이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장애물을 한 번에 제거할 수 있는 묘안은 없지만 자신만의 색으로, 자신의 관점에서 한계 상황 너머의 세계를 바라보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의미 있는 시도가 될 수 있다. 이는 같은 교육 과정과 표준화된 시험에 학생들이 맞춰지는 것이 아니라, 교육의 내용과 방법이 학생들의 관심과 특성에 따라 유연하게 변형되고 조율되는 교육 환경을 전제로 한다. 어쩌면 비용이 많이 들고 학습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는 비효율적인 방식이 되겠지만, 학습자의 차이에 기초한 개별화된 교육을 모색하는 것은 복잡성으로 대표되는 미래 사회로의 변화를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예술을 통한 미적 경험으로 삶에 의미 부여 미술교육은 산업화 모델에 기초한 근대 교육이 시도하지 못한 교육적 상상력을 발휘하는 데 유용한 기반이 된다. 자유롭게 그려보라는 미술 선생님의 이야기에 백지 앞에서 막막함을 느꼈던 학창 시절의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감정을 표현하고 싶은지, 어떻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려고 하는지를 묻기보다는 암기한 것을 재생할 수 있는지, 얼마나 빨리 풀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교육에 익숙해진 탓일 것이다. 이러한 표준화된 틀 안에서 잘 적응하기 어려운 학생들은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표현하고 공유하는 기회를 잃고 분리되거나 소외되기 쉽다. 예술을 통한 상상력을 강조한 교육 철학자 맥신 그린은 사회의 다양한 장면에서 주변화된 소외계층 학생들이 집단에서 ‘보이지 않음(invisibility)’을 극복하는 데에 미적 교육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예술을 통한 미적 경험과 표현은 사회가 정해준 자리에 자신을 위치시키기보다는,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자신이 주인공인 세계를 상상하며 그려가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세계화 시대에 난민, 이주노동자 유입, 정치적 이념이나 계층 간 갈등으로 인한 사회 양극화 등 증가하는 문화적 다양성은 외면할 수 없는 교육적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개인적, 문화적, 사회·경제적 차이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배려는 정규 분포 밖에 놓인 다양한 학생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모두를 위한 교육의 틀을 구축하는 데 핵심이 된다. 차이가 배제의 이유가 아닌 특별한 가치로 인정되는 교육, 학습이 객관적 지식의 습득을 넘어 자유로움을 획득하는 과정이 되는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 한 학생, 한 학생에 집중하여 문화적 다양성을 획득하기 위한 교육적 실험과 시도가 이루어질 때, 포용적 사회로의 전환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글. 김선아 교수(사범대학 응용미술교육과/한양미술+디자인교육센터장) 본 내용은 한양대 소식지 '사랑한대'의 2020년 1,2월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 사랑한대 2020년 1,2월호 보러가기

2019-11 01

[오피니언][사랑한대] 가슴을 쥐어짜는 통증 ‘심근경색’

찬바람이 불어오는 늦가을과 겨울철. 건강에도 월동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추워질수록 더욱 위험해지는 심근경색에 단단한 대비를 해야 한다. 심근경색의 원인과 특징, 치료와 예방법 등을 소개한다. - 글. 이용구 교수(한양대구리병원 심장내과) 흡연,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이 위험요인 심근경색 및 심혈관 질환은 한국인 사망원인에서 암을 제외하고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다. 매년 약 3만1000명의 환자가 심근경색 및 심부전증으로 국내에서 사망한다. 심근경색 발생률은 비만, 서구화된 식생활 습관, 당뇨병의 증가 등으로 최근 10년간 상승하는 추세이며, 의료진과 응급의료 체계의 꾸준한 발전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심근경색에 의한 사망률은 5~10% 정도로 최근 10년 정도 변화가 없다. 심근경색은 협심증의 일종으로 협심증 중에서도 급성이며 가장 중증에 해당한다. 협심증이란 동맥경화에 의해 심장의 관상동맥에 협착이나 폐색이 발생해 심장에 필요한 산소공급을 충분히 받지 못할 때 발생한다. 심근경색은 이러한 협착이나 폐색이 빠른 속도로 발생해서 심장의 근육이 산소 부족으로 괴사할 때를 말한다. 광범위한 심장의 손상과 기능 저하를 동반한다. 혈액의 점성이 높아지며 혈관 수축이 잘 일어나는 겨울철에 특히 많이 발생한다. 협심증 및 심근경색은 동맥경화가 원인이 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위험요인은 흡연,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이다. 따라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이 필수적이며, 고혈압이나 당뇨병, 고지혈증과 같은 만성질환이 있다면 가정의와의 꾸준한 진료를 통해 안정적으로 조절해야 한다. 비만이나, 신체활동 감소도 위험요인으로 지적되기 때문에 활동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슴 중앙 부위에 통증이 가장 많이 발생 심근경색의 증상은 가슴이 조이거나 심하게 짓눌리는 느낌이 최소 30분 이상 지속되는 흉통이 가장 흔하다. 대개 ‘가슴을 쥐어짠다’고 호소한다. 치료가 종료될 때까지 수일간 완화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흉통은 대부분 가슴의 중앙 부위에 가장 많이 발생하나 그 위치가 매우 다양하여 턱부터 상복부 사이에 어디에나 통증이 올 수 있고, 등이나 팔에 생기기도 한다. 호흡곤란, 현기증, 구역질, 식은땀, 시야 장애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이런 증상이 한 번이라도 20~30분 정도 지속되면 빨리 구급대에 연락해서 응급실 진료를 봐야 한다. 5~20분 정도로 짧게 나타날 때도 심장내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통증 발생 시 최대한 빨리 심장내과 전문의 찾아야 심근경색의 치료는 협착이나 폐색이 발생한 심장의 관상동맥을 빠르게 재개통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심근경색으로 예상되는 통증이 발생하면 최대한 빨리 심장내과 전문의가 근무하는 병원에 가야 한다. 흉통 발생 2시간, 병원 도착 90분 이내에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을 시행해서 혈관을 재개통해야 심근경색의 후유증이 적고 사망 사고를 피할 수 있다. 시술 전 혈압이 저하되지 않은 경우 시술 후 사망률은 5~8% 정도이며, 시술 후 4일 정도면 충분히 퇴원해서 1주 후 정도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시술 전 혹은 시술 중에 혈압저하가 발생한 경우라면 이미 심각한 심기능 저하가 발생한 상태라서 시술 중 혹은 시술 후 30일 이내에 사망할 가능성이 무려 50%에 이른다.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을 받은 후에도 꾸준한 심장내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하며, 최소 1년간은 2개의 항 혈소판제제 투여가 필요하다. 이 항 혈소판제제의 흔한 부작용은 속 쓰림과 위궤양이다. 또한 항고지혈증(콜레스테롤) 약제는 평생 복용해야 하는데 근육통과 무력감이 흔한 부작용이다. 따라서 전문의 진료 과정에서 이와 같은 부작용의 발생을 꾸준히 상담하고 줄여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Tip. 1. 심근경색은 겨울철에 흔히 발생하며 사망률이 매우 높은 중증 질환이다. 2. 예방을 위해서는 동맥경화의 위험요인인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흡연에 대한 조절이 필요하며, 흉통이 있을 때는 조기에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3.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응급실 진료와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해야 한다. 4. 심근경색증으로 치료받은 환자는 심장내과 전문의와의 꾸준한 상담과 진료가 필요하다. 본 내용은 한양대 소식지 '사랑한대'의 2019년 11,12월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2019-11 01

[오피니언][사랑한대] 도서관 그 이상의 공간 백남학술정보관

의과대학을 다닌 내게 대학도서관이란 곧 의학도서관이었다. 학과 특성상 의학서적이나 의학저널을 주로 찾아 읽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 전 새로 지은 백남학술정보관을 방문하고 많이 놀랐다. 그곳은 예전 기억 속의 낡고 우중충한 도서관이 아닌 놀라운 복합공간으로 바뀌어 있었다. 글. 백승삼(의예과 87학번, 한양대의료원 서울병원 병리과 교수) 대학도서관이란 곧 의학도서관 나는 1987년 한양대 의예과에 입학해 6년 동안 대학을 다녔다. 졸업과 동시에 한양대병원에서 수련의와 전공의 생 활을 하였고, 그 후 3년간 공중보건의사 복무도 마쳤다. 그리고 다시 한양대와 한양대병원으로 돌아와 지금까지 교수 생활을 하고 있다. 학교 업무와 병원 진료를 함께 하며 바쁘게 살다 보니 어느새 내 나이가 50이 넘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학창시절 생각이 많이 난다. 지방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니고 서울로 올라와 대학생활을 시작한 나 는 비교적 조용한 학생이었다. 당시 한양대의 풍경은 서울 시내 중심가에 있지 않아 그렇게 화려하지는 않았다. 그냥 조용하고 차분한 대학의 모습으로 기억한다. 의대 졸업 후 의사가 되고 나면 막연히 교수가 되겠다는 꿈을 가졌는데 운이 좋아서인지 결국 그 꿈을 한양대에서 이 뤘다. 의대생이었던 나는 당연히 의학도서관을 자주 찾았다. 당시 의학도서관은 다른 일반 서적은 거의 없이 의학 관련 책들과 각종 의학 저널들로만 가득했다.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백남학술정보관 얼마 전 구하기 힘든 책을 열람해 보고자 백남학술정보관을 찾았다. 다행히 병원과 가까워서 찾아가기에도 부담이 없었다. 1993년 대학 졸업 후 한양대 교수로 발령받아 지금까지 학교에서 지내왔지만 백남학술정보관은 신축 이전 (1998년) 후 처음 이용해봤다. 사실 교수가 되어서도 도서관에 갈 일은 거의 없었다. 세상이 좋아져 필요한 학술 자료는 컴퓨터로 쉽게 찾을 수 있어서 도서관의 필요성이나 존재를 망각하고 살아왔다. 백남학술정보관은 내게 상당히 신선한 충격이었다. 옛날과는 많이 달라진 도서관 풍경이 신선하다 못해 낯설었다. 흑백 사진과 컬러 사진의 차이라고나 할까? 웅장한 현대식 석조건물로 탈바꿈한 학술정보관은 건물만 옮겨온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환골탈태’ 했다. 건물 입구로 들어서면 자유롭고 쾌적한 라운지 공간이 나온다. 그냥 앉아 있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휴게 공간에 신간 도서들을 비치해둔 아이디어도 마음에 든다. 대출 신청한 책이 나올 때까지 그곳에서 신간 서적을 읽기도했다. 또 사서를 거치지 않고 컴퓨터로 원하는 책을 찾는 것도 완전히 달라진 도서관 풍경이었다. 만약 원하는 책이 이곳엔 없고 ERICA캠퍼스 도서관에 있어도, 얼마든지 대출이 가능하다. 얼마 전에는 ‘나르키소스(그리스신화에 나오는 테스피아이의 미소년)’를 알아보기 위해 탈리아의 화가 카라바조(Caravaggio)의 책을 백남학술정보관에서 빌려 봤다. 요즘은 인터넷에서 쉽게 그림을 찾을 수 있지만, 책으로 직접 본다는 것은 또 다른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덤으로 작가의 다른 작품도 만날 수 있는 호사도 누릴 수 있으니 말이다. 집에서 잠자던 책을 병원으로 그동안은 좋은 책을 발견하면 무조건 직접 사서 읽었다. 커피, 부동산, 재테크, 심리학, 건축 등 그때그때 관심 분야의 책을 사들였다. 집에 수백 권의 책이 쌓였고, 그 풍경을 멋으로 알았다. 얼마 전 집에 있던 책을 모두 병원에 가져와 회의실에 작 은 도서관을 만들어 직원들과 공유하고 있다. 내 관심사 위주의 책들이라서 호불호가 있겠지만 그래도 없던 책이 생기니 직원들도 좋아한다. 앞으로 또 책을 사면 집에 쌓일 것 같아 시작한 도서관 출입이 내게 매우 신선한 경험으로 다가왔다. 필요한 책이 생기면, 난 언제든 백남학술정보관으로 향할 것이다. 본 내용은 한양대 소식지 '사랑한대'의 2019년 11,12월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한양인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한양대학교 학부생 및 대학원 재학생과 학부모, 동문, 교직원 등 한양인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시, 에세이, 여행기, 감상문 등을 이름, 소속, 연락처와 함께 보내주세요. 작품 및 사연이 선정된 분께는 소정의 선물을 보내드립니다. 주제 제한 없음 │ 분량 원고지 12매 이내 접수 한양대 미디어전략센터 <사랑한대> 담당자 newsh@hanyang.ac.kr

2019-10 01

[오피니언][리포트] 중국 대학생들이 한국 대학생보다 창업 비율이 높은 이유?

한양대학교 사회과학대학에서는 지난 7월 18일부터 21일까지 4일간 ‘Social-Up! 중국 대학생 스타트업 탐방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중국 항저우에서 탐방 활동을 진행했다. Social-Up! 중국 대학생 스타트업 탐방 프로젝트는 창업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도가 증가함에 따라 한양대학교 사회과학대학에서 올해 신설된 프로그램이다. 한국인 학생 3명, 중국인 유학생 2명으로 구성된 우리 팀은 대학생 창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상호 협력을 증진하고자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중국 항저우 시 저장대학교 창업지원센터에서 한양대 사회과학대학 학생들 중국인 교직원들 우리 팀은 3박 4일 동안 중국 항저우 시에 위치한 저장대학교를 방문하여 재학생 대상 설문조사를 시행하였고, 영화 및 광고를 제작하는 미디어 스타트업(杭州鲲睿科技有限公司)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우리 팀이 방문한 저장대학교(ZJU)는 지난 6월 영국의 세계 대학 평가 조사기관인 QS가 발표한 세계대학평가 순위에서 54위이며, 중국 내에서는 4위에 랭크 될 정도로 유명 대학이다. 특히 저장대학교는 소속 대학생들의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저장대학교는 창업 관련 학점과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 인력을 발굴하며, 캠퍼스 내에 ‘창업 훈련소’와 ‘Neo Space’ 등의 창업 공간을 마련하여 재학생과 졸업생의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저장대학교의 적극적인 창업 정책 덕분인지 설문에 응한 저장대학교 학생들의 약 78%는 ‘창업 의사’에 관련된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했다. 이 결과는 중국 베이징 소재 인민대학교(人民大學校)가 발표한 「2017 중국 대학생 창업보고」에서 ‘대학생 응답자의 약 89%가 창업을 고려한 적이 있다’는 보고와 일맥상통한다. 이 2가지 조사결과의 수치적인 차이는 있지만, ‘중국 대학생들은 창업 의향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 팀은 한양대학교 재학생들을 대상으로도 같은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해당 설문조사 결과와 중국에서의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한·중 스타트업 생태계 및 대학생 창업 인식을 비교하는 보고서를 작성하고, 지난 9월 9일 사회과학대학 교수들을 대상으로 발표회를 진행했다. 우리는 ‘중국 대학생들의 창업 의사가 한국 대학생들의 창업 의사 보다 약 20% 가량 높다’는 우리 팀의 설문조사 결과와 2015년 기준 ‘한국의 대학졸업생 창업비율이 중국의 10분의 1 수준에 그친다’는 조사 결과에 주목하여, 그 원인을 찾아보고자 두 국가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비고 분석했다. 우리가 지적한 첫 번째 원인은 ‘창업 교육 및 보육 시스템’에 있었다. 우리 팀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국과 자교의 스타트업 지원 제도에 있어 중국 대학생들이 한국 대학생들보다 대체로 더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또한 양국의 스타트업 지원 시스템을 분석해본 결과, 중국의 창업 교육은 시장 지향적이고 실습 중심적인데 반해 한국은 이론형 창업 강좌가 대부분이었다. 한국 무역협회가 발표한 「한중 대학생 창업생태계 비교」에 따르면 중국은 아이디어와 상품이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창업 초기부터 시장조사·기술마케팅 등 1:1 멘토링 및 컨설팅을 제공하는 반면, 한국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창업 공간과 전담 교원의 부족으로 창업 공간 지원 위주의 서비스 제공에 그치는 등 창업 보육 면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우리가 제시한 두 번째 원인은 각국의 청년들이 처한 서로 다른 ‘사회적 환경’이었다. 우리 팀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대학생들은 ‘창업 의사가 없는 이유’에 대해 30% 가량의 응답자가 ‘취업이 더 안정적일 것이다’라고 답했다. 또한, 지난 7월 머니투데이와 취업포털 사람인이 20~30대를 대상으로 공동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가장 선호하는 직업 유형’ 설문에 ‘회사원’이 1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의 많은 청년이 실패의 위험이 있는 창업보다는 안정적인 직장을 원한다는 사회적 현실을 보여준다. 반면, 저장대학교 학생 인터뷰에서는 대부분의 중국 대학생들이 ‘실패할지라도 창업은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우리는 중국에 ‘유니콘 스타트업(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 기업)’이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것과, 스타트업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중국의 법적 환경이 대학생과 청년 창업자로 하여금 적극적으로 창업에 도전하도록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ICT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역동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 중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은 ‘스타트업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 활성화를 위해 중소벤처기업부를 창설하였으며, 이에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그러나 대학생 및 청년 창업가가 적극적으로 혁신에 앞장설 수 있는 환경과 인프라가 아직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행정, 경영, 법,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우리 사회의 대학생과 청년들이 처한 환경을 그들의 관점에서 인식하고 그들의 의견의 수용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중국 탐방 프로젝트가 그러한 과정의 일부로서 한국 스타트업의 발전에 한 발 내디뎠기를 바란다. 작성 : 한양대 사회과학대학 '중국대학생 스타트업 탐방 프로젝트' 팀장 이지민

2019-09 01

[오피니언][담장 없는 에세이] 팔행시에 다 담지 못한 이야기

팀 프로젝트 준비로 유난히 바빴던 5월, 조용하던 휴대폰으로 한 통의 문자가 왔다. ‘[한양대 8행시] 장원은 아니지만, 최종 8선에 선정된 것을 축하드리며….’ 약간의 기대를 하긴 했지만 8선에 들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와 동시에 부담감이 엄습했다. ‘이걸 엄마께 보여 드려야 하나?’ 글. 오채원(경영학부 17) 한양대를 꿈꾸던 고3 나는 한양대에 합격한 딸이 엄마에게 쓰는 편지 형식으로 8행시를 작성했다. 예선 출품 당시 대다수의 참가자가 학교와 관련된 이야기를 쓸 것이라고 예상했고, 마침 가정의 달이기도 해서 나름 차별화 전략을 쓴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1등 상품인 에어팟이 욕심나기도 했고, 이왕 참가하는 거 적어도 참가상이라도 받고 싶었다. 내 이야기를 솔직하고 담담하게 적으려 했다. 8행시 작성을 위해 지난 고3 생활을 돌이켜봤다. 나는 일명 ‘수시러’였다. 수시 6개 원서 말고는 생각해 보지도 않았고, 안정을 추구하는 성격 탓에 딱 하나만 상향으로 원서를 넣었다. 그곳이 바로 한양대였다. 나는 한양대에 너무도 가고 싶었다. 심지어는 친구들과 한양대생인 척 망상을 하며 이야기하고, 노트에도 ‘한양대학교 17학번 오채원’이라고 적어서 다닐 정도였다. 9월 원서 접수 이후 매일 밤 ‘대학 못 갈 것 같다’며 엄마 옆에서 새벽까지 울었다. 한양대학교 수시 학생부 종합전형 결과가 나오는 12월 6일까지 매일 입학처와 입시 사이트를 들락거리며 조기 발표를 기다렸다. 그런 기다림 끝에 결국 한양대에 최종 합격했다. 그날은 너무 기뻐서 한 끼만 먹었는데도 전혀 배가 고프지 않았다. 새내기 MT 준비로 들떠 있는 내게 엄마는 몇 가지 조언을 해 주셨다. “당당하게 어깨 펴고 다니고, 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말고, 공부 열심히 해라….” 이 조언을 바탕으로 이번 8행시를 준비했다 장녀가 아니라, 장한 딸이 될게 내가 응모한 8행시의 마지막 구절은 이렇다. ‘장녀가 아니라, 장한 딸이 될게.’ 이 문장에 관해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우선 나는 장녀가 아니라 차녀다. 단어를 맞추기위해 장녀로 바꿨지만, 장녀든 차녀든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같다. 우리는 종종 이름이 아닌 다른 명칭으로 불린다. 누구 엄마, 누구네 아들, 장녀, 차남 등. 과거 가부장제 사회에서는 장남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뭇 자랑거리가 됐다. 요즘은 그런 경향이 덜하지만, 아직도 우리 친척들 사이에서는 장남과 비(非)장남 간의 차별이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장녀 혹은 차녀가 장남을 이기기 위해서는 더 잘난 사람이 되는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딸 둘을 가진 우리 엄마, 기죽지 말고 딸들 자랑하라는 의미에서 마지막 메 시지를 적었다. 장하지 않은 딸의 고백 나는 아직 엄마께 이 8행시를 보여드리지 않았다. 아니 보여드리지 못했다고 하는 게 맞다. 나는 술도 많이 마시고, 그렇게 공부를 열심히 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아직 장한 딸이라고 하기에는 부끄러워 감히 보여드릴수가 없다. 물론 엄마께서 수상 사실을 알게 되면 딸이 한양대학교 8행시 공모전에서 입상했다고 자랑하고 다니시겠지만, 나는 아직 자랑할 만한 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 성장한 모습으로 ‘엄마, 예전에 내가 이런 것도 썼었어’라며 보여드리고 싶다. 엄마께서 <사랑한대> 매거진을 먼저 받아 보시면 내 계획은 물거품이 되겠지만. 한양대 17학번이 되고 싶어 하던 고등학교 3학년은 이제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3학년이 됐다. 한양대만을 바라보고 달려왔던 내가 이젠 한양에 서 있다. 한양을 꿈꿨고 한양에서 꿈을 이룰 것이기에 100주년 때는 내 이름으로 된 라운지를 하나 만들고 싶다. 앞으로 엄마의 장한 딸이 되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고, 나아가 한양의 장한 딸이 되려한다. 본 내용은 사랑한대 2019년 09-10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2019-09 01

[오피니언][건강 인사이트] 더위로 인한 질환 일사병 VS 열사병

온열질환은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 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대로 방치하면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온열질환으로 일사병과 열사병이 있다. 일사병은 땀을 많이 흘리고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열사병은 땀이 나지 않고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오르면서 의식을 잃을 수 있는 질환이다. 온열질환의 특징, 응급처치법, 예방법 등을 알아본다. 글. 조용일 교수(한양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고온에서 체온 조절이 안 된다면 인체는 외부의 온도가 올라가더라도 땀을 흘리고 자율적으로 체온을 조절한다. 하지만 고온의 상태에 노출돼도 체온 조절이 안 되면 온열질환이 발생한다. 질병관리본부 온열질환 감시체계 자료에 의하면, 2013~2017년에 매년 평균 1300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하고, 약 1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그 어느 해보다 더웠던 2018년에는 4526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하고, 48명이 사망했다. 온열질환자의 30%는 65세 이상이었으며, 남성이 74%였다. 발생 시간은 낮 시간대(12~17시)가 46%, 발생 장소는 실외가 73%를 차지했다. 일사병과 열사병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온열질환 환자 대부분은 무더운 실외나 고온의 밀폐된 공간에서 발생한다. 이런 고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는 상황을 피해야 하며, 특히 더위에 취약한 노약자는 주의해야 한다. 햇볕이 강한 대낮에는 야외에서 운동과 작업을 삼가며, 야외 활동 시 자주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고온의 환경에 노출되기 전에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갈증을 느끼기 전에 미리 물을 마신다. 또 술이나 커피, 탄산음료는 이뇨작용을 유발하므로 폭염 시에는 생수나 이온음료로 수분을 보충한다. 가장 자주 발생하는 온열질환, 일사병 일사병은 열탈진이나 열피로라는 용어로도 불리며, 온열질환 중 가장 자주 발생한다. 고온 환경에서 수분 보충이 원활하지 않아 수분이 감소하면 발생할 수 있다. 또 고온 환경에서 장시간 땀을 많이 흘려 저농도의 용액만으로 수분을 보충해 전해질이 감소한 경우에도 일어난다. 일사병이 발생하면 신체 온도가 37~40도까지 올라가며 기력 저하, 어지러움, 두통, 오심,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의식 상태는 대부분 정상이지만 일시적인 혼란이 있을 수 있다. 잠시 의식을 잃고 실신을 하거나 근육의 경련이 발생하기도 한다. 체온을 조절하는 중추의 손상은 없으며, 피부는 땀으로 축축해진다. 일사병이 발생하면 시원한 곳으로 옮겨 휴식을 취해야 하며, 옷이나 불필요한 장비를 제거해야 한다. 의식이 명료하고 구토 증상이 없다면 물이나 전해질 음료를 마신다. 대부분의 증상은 즉시 회복되는 편이다. 하지만 증상이 지속되거나 탈수가 심하면 정맥주사를 통한 수액 보충이 필요하므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체온 조절 중추 기능 이상, 열사병 열사병은 우리 몸의 체온 조절 중추가 기능을 못해 몸속의 열을 발산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높이 올라가고 의식 변화가 발생하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상태다. 2018년 온열질환 사망자 48명은 모두 열사병 환자였을 만큼 사망률이 매우 높다. 특히 혹서기의 고온 다습한 환경에 노출되면 생길 수 있으며, 주로 노인이나 만성 질환자에게서 발생한다. 열사병의 대표적인 세 가지 특징은 고열, 의식 변화, 무발한(땀이 나지 않는 상태)이다. 심부 체온이 40도가 넘어가면서 중추신경계 이상이 나타나며 의식 변화, 발작, 환각, 혼수 등을 보인다. 열사병 초기에는 땀이 나지만 나중에는 체액량 부족과 땀샘의 기능 이상으로 땀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우리 몸의 여러 장기가 손상된다. 뇌부종, 급성신부전, 횡문근 융해증, 간 손상, 심근 손상, 혈소판 감소증, 범발성 혈관 내 응고 장애, 급성호흡부전증후군, 쇼크를 일으킬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열사병 환자의 경우, 심부 체온을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다. 심부 체온이 높게 오래 지속될수록 열사병의 합병증 발생과 사망 가능성이 비례해 증가하기 때문이다. 환자가 의식이 없는 열사병은 응급상황이므로 119에 신고하고 즉시 의료기관으로 이송해야 한다. 응급조치로 열사병 환자의 의복을 제거하고, 서늘한 환경에서 물수건으로 몸을 덮는다. 선풍기 등을 이용해 시원한 바람을 쐬어 체온을 낮춘다. 의식이 없는 경우에는 질식 위험이 있으므로 물을 억지로 먹이지 말아야 한다. 본 내용은 사랑한대 2019년 09-10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2019-08 22

[오피니언][전문] 2018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 총장 축사

* 본 내용은 2019년 8월 22일 거행된 2018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낭독된 총장 축사 원문입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한양의 교정에서 갈고 닦은 힘으로 더 큰 세계로 나아가 사랑의 실천자로서 활약하게 될 여러분의 새 출발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정성과 희생으로 자녀들을 뒷바라지하여 오늘 영예로운 졸업까지 키워주신 학부모님과 가족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축하의 인사를 올립니다. 또한, 어려운 내외 환경 속에서도 제자들의 인간적 성숙과 학문적 성취를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해주신 우리 교수님들께도 머리 숙여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아울러 분주한 가운데 학위수여식에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주시는 내외 귀빈 여러분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오늘은 졸업과 함께 한양의 품을 떠나는 날이 아니라 한양의 가족으로서 더 깊은 인연을 맺는 첫날입니다. 지금까지 우리 한양에서 뜨거운 열정과 성실한 노력으로 오늘을 만들어 온 것처럼, 이제 온전히 홀로 서서 그동안 꿈꾸어온 자신만의 언어와 색으로 행복한 성취를 이룰 시간입니다. 졸업식 축사를 우리가‘마지막 수업’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만큼 소중하고 의미 있다는 말일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 모교의 총장으로서, 동문 선배로서, 인생 선배로서 오늘 학위를 받게 된 여러분께 깊은 축하의 인사와 함께, 여러분의 앞날을 위한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첫째, 당신 인생은 당신이 살아야 합니다. 이 세상 누구도 당신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부모님, 배우자, 친구 그 누구도 당신 삶의 주인이 될 수 없습니다. 주인으로서 자기 삶에 대한 책임감과 준열한 자기 성찰을 통해 여러분은 자기 삶을 아름답게 디자인해야만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여러분은 스스로 당당하게 자부할 수 있는 ‘즐겁고 의미 있는 일’에 온힘을 쏟고, 그 안에서 행복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누구도 여러분의 삶을 대신 살아 줄 수 없으며, 여러분의 행복을 대신 가꾸어 줄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이제 스스로에게 물어 보아야 합니다. 내 삶의 주인은 나인가? 나는 내 삶의 소중한 시간들을 즐겁고 의미 있는 일에 쏟고 있는가? 나는 나의 행복을 가꾸어 가고 있는가? 둘째, 생각만으로는 아무 것도 바꿀 수 없습니다. 실천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가장 잘 쓴 글은 지금 당장 쓰는 글이고, 가장 멋진 계획은 지금 당장 저지르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생각만 해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데, 어떻게 꿈을 이루고 행복해질 수 있겠습니까? 세상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변해가고, 현실은 날이 갈수록 가혹해지는데, 실천 없는 생각은 무의미한 공상이거나 게으른 회피가 될 뿐입니다. 실현을 통해 성취하고, 실행을 통해 점검하여, 실천으로 체득해야지만 스스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내가 포기하지 않는 한 세상은 끝나지 않는다는 말처럼, 끊임없이 시도하고 실천하려는 의지가 여러분을 곧추세우고 더욱 강건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선도해야 합니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변하고, 변해야만 합니다. 들숨과 날숨의 반복을 호흡이라고 부르고, 호흡하지 않는 것은 오직 죽은 것들뿐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변화를 두려워합니다. 살아가기 위해서는 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면, 따라가지 말고 선도해야할 것입니다. 변화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노마드(Nomad)의 열린 자세로 세계와 소통해야하고, 스스로 자기 계발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합니다.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오늘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로 변화를 적극 선도해야 합니다. 넷째, 사랑하고, 사랑하고, 그리고 또 사랑하여야 합니다. 그동안 여러분이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은 보이는 곳에서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여러분을 묵묵히 사랑해주는 마음들이 모였던 덕분입니다. 날마다 그 마음들에 감사하며, 여러분도 가족과 친구 그리고 이웃을 사랑해야 합니다. 우리의 성취가 홀로 이룬 것이 아니고, 우리의 작은 결실 또한 자신의 노력만으로 이룬 것이 아니라,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오롯이 모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는 일은 사랑의 다른 이름이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살면서 믿는 곳 하나는 있어야 합니다. 그 믿는 곳이 여러분의 모교, 한양이 되겠습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잘되어 모교에 찾아오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그때는 아마 여러분을 찾고 부르는 곳이 많아서 시간을 내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럴 때에는 후배들을 생각하며 멋지게 발전기금을 보내주시면 됩니다. 좋은 날이 있으면 궂은 날도 있듯이, 오히려 여러분은 살면서 고단하고 어려울 때에 언제든 한양을 찾아오세요. 여러분의 첫 꿈이 시작된 이곳, 아직 미숙했지만 풋풋했던 시간을 기억하는 이곳, 친구들과 함께 환하게 웃던 이곳에 오시면, 한양은 여러분을 따뜻하게 안아드릴 것입니다. 그때까지 한양은 늘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그동안 여러분의 사랑으로 오늘의 한양을 만들어왔듯이, 앞으로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지 동문으로서 따듯한 관심과 애정 어린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훗날 더 발전된 모습으로 다시 만나게 되기를 기대하며, 한양에서 꿈꾸었던 아름다운 미래가 여러분 앞에 활짝 펼쳐지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다시 한 번 졸업을 축하드립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2019-08 01

[오피니언][언론기고] "육아는 돕는 게 아니라 내가 해야 하는 일"

본 글은 2019. 8. 1일자 조선일보에 게재된 글로서, 대학 직원의 외부 기고 활동으로 참여한 글입니다. 대학과 직접 관련은 없으나, 직원의 대외 언론 활동을 권장하고 가정과 육아에 참여하는 직원으로서 귀감을 삼기 위해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아이가 행복입니다] 여덟 살 터울 자매 아빠 김태균씨 "두 사람이 만나 결혼했으니, 아이를 최소한 둘을 낳으세요." 대학 은사인 교수님이 우리 부부 결혼식에서 해주신 주례사입니다. 결혼 초기만 해도 주례사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결혼 생활을 지속할수록 계속 '고민'처럼 생각나게 되더군요. 저희 부부의 첫아이는 신혼 초에 찾아왔습니다. 큰아이가 일곱 살 되던 해 둘째를 갖기로 결심했는데, 쉽게 좋은 소식이 찾아오지 않더군요. '첫째와 터울이 너무 나면 안 되니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지나, '이제 포기해야 하나' 싶을 때쯤 둘째가 '똑똑' 노크를 해왔습니다. 큰아이와 여덟 살 터울입니다. 늦둥이를 출산했을 때 아내가 했던 말이 아직도 저에게는 큰 울림으로 남아있습니다. "이제야 평생 못 할 것 같은 숙제를 다 한 것 같아." 저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첫째는 처가 어른들이 근처에 사시기도 했고, 건강도 더 좋으셨던 터라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둘째 육아는 오롯이 우리 부부가 맡아야 했습니다. 첫째 때보다 제가 더 적극적으로 육아에 참여하려고 노력하는데도, 갓난애와 열 살 초등학생을 혼자 키우는 건 아내에게 벅차고 힘든 일이었나 봅니다. 예전보다 몸이 약해졌는지 감기·몸살을 달고 사는 아내를 지켜보며, 안타까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14일 네 식구가 다 함께 둘째 서현이의 첫돌 생일상 앞에 섰다. /김태균씨 제공 육아는 돕는 게 아니라 같이 주인 의식을 가지고 해야 한다는 말이 실감 나기 시작했습니다. 육아 방식부터 확 바꿨습니다. 첫째는 모유만 먹였는데, 아내가 신체적으로 덜 힘이 들도록 모유와 분유를 섞어 먹는 혼합 수유를 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는 밤에 자면서 이리저리 보채는데, 잠귀가 밝은 아내는 그때마다 잠에서 깼습니다. 아내 대신, 제가 밤에 데리고 자기를 시도했습니다. 주간 육아는 아내, 야간 육아는 제가 하게 된 것이죠. 이때부터 아내 얼굴이 좀 좋아지기 시작했다고 느낀 건 저 혼자만의 생각일까요. 두 아이를 재우고 나면 오후 10시가 우리 부부 둘만의 온전한 시간이 됩니다. 서로 하루 동안 겪었던 일을 얘기하며 웃기도 하고 섭섭한 점을 얘기하기도 하는데요. 하루는 아내가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나현이(첫째)가 서현이(둘째)를 안으며 '난 서현이가 너무 좋아. 동생 낳아줘서 너무 고마워 엄마' 그러더라. 그래서 '정말 서현이가 그렇게 좋아?' 하고 되물었더니, 활짝 웃으며 '네'라고 하는데 힘들었던 기억도 그 순간은 눈 녹듯이 사라지더라." 물론 첫째가 항상 육아에 도움이 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두 아이가 한꺼번에 아내를 힘들게 할 때도 있습니다. 주변에선 "여덟 살 터울이면 언니가 동생 다 봐주겠네"라고 많이들 말씀하시는데요, 첫째의 동생 따라 하기, 소위 '퇴행'이라는 것도 있답니다. 첫째가 동생 모빌 밑에 누워서 '아기 짓' 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귀여우면서도 한숨이 나온답니다. 하지만 늦둥이 돌이 다가오는 지금, 엄마에게 누구보다 든든한 육아 조력자가 첫째라는 건 분명합니다. 저는 제가 퇴근하기 전까지 온전히 '독박 육아'를 해야 하는 아내를 '육아 퇴근' 시키기 위해, 하루하루 집중해서 일하고 정시에 퇴근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다행히 제가 근무하는 직장인 대학은 여름·겨울방학 기간에 단축 근무를 합니다. 아침 출근 시간이 평소보다 약 2시간 정도 늦춰집니다. 이 '황금' 같은 아침 시간에 첫째의 등교를 돕고, 늦둥이 이유식을 먹이고, 항상 허겁지겁 식사를 하는 아내에게 아침만은 천천히 먹을 수 있는 여유를 선물할 수 있어 좋습니다. 시차출퇴근제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육아 환경을 조금이라도 개선한다면, 저처럼 '둘째 낳아야 할까'라는 고민을 오래 안고 사는 부부가 줄어들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마지막으로 작은 다짐이자 약속을 하고자 합니다. 요즘 '허수애비'라는 말이 있더군요. 허수아비와 애비를 합친 말로, 육아에 잘 참여 못 하는 아빠를 뜻하는 말입니다. 아내에게 허수애비라는 말은 듣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조금 늦게 우리 가족에게 큰 선물로 찾아온 둘째를 '깃들 서(栖)'에 '어질 현(賢)'이라는 이름처럼 '항상 어진 마음씨를 품고 성장하는 아이'로 키우겠습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8/01/2019080100360.html